티스토리를 보다보니 오블완이라는게 있네요. 글감 아이디어를 주는 취지군요? 오늘의 주제는 올해 가장 잘한 소비! 나도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올해 줄곧 미국에 살면서 가장 잘한 소비는 무엇일까? 수많은 장난감을 사고 수많은 식재료.. 가구도 샀고…
뭐가 최고의 소비였을까?
조금 생각해보니 떠오른 답.
데이케어! Daycare!!!
미국에 사는 한국인 부부의 경우 많은 경우들은 다른 가족이 한국에 있습니다. 직장이나 학업을 이유로 미국에 들어와서 살게 되는데, 이게 둘이 살 때는 정말 재미있어요.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할 수 있고 금전적으로 물가가 빡세다고해도 둘이 벌어 둘이살면 그렇게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달러가 더 쎄다 생각하다보니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 그 이야기는 완전 180도 달라집니다.
한국에 가족을 둔 경우에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면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저출산 정책으로 생겨난 각종 보조금으로 아이를 쉽게 어린이집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파트타임으로 시터 이모님을 쓸 수도 있지요.
미국의 경우에 인건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에서 내니를 쓰는 경우 약 $3000 이 기본이고 지역에 따라서는 혹은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치솟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데이케어를 보내도 도시의 경우 약 $2000-2500 이상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돈으로 내니를 쓰느니 내가 키운다는 마음으로 약 30개월까지 아이를 집에서 혼자 돌봤습니다. (돌까지는 한국에서 지냈지만..) 청소 도우미도 내니도 무엇도 쓰지 않고 오로지 혼자!! 아이를 집에서 돌봤는데요. 이게 아이가 점점 더 클수록 아이에게 해줘야할 것은 점점 더 많아지고 아이의 자아는 점점 커져가서 더이상 집에서 혼자 돌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아침, 점심, 저녁 다 차려먹이고 아이 데리고 놀이터갔다가 쇼핑몰갔다가 서점갔다가 아무리 빙빙 돌아도 하루가 끝나지를 않아요. 특히 저희 아이는 낮잠을 어려서부터 잘 못잤는데 더 크니까 안아서 재우지도 못하고 차로 빙빙 돌아야만 잠을 자고.. 더 크니까 차로 돌아도 안자는 지경이 이르릅니다.. 그러다가 오후 4시반에 졸립다고 잠들어요. 그러고 저녁먹을 때 쯤 일어납니다. 돌아버리죠!
말은 점점 더 잘 안듣고, 저도 몸도 마음도 지치니까 서로 악영향을 주는 관계가 되어가더라구요. 아침에 쌈빡한 마음으로 시작해도 오후 7시, 8시가 되면 파김치가 되어서... 애가 징징대면 돌아버릴 것 같았어요.
제가 점점 정신을 잃어갈쯔음,.. 제가 남편에게 선언했습니다.
내가 정신병원에 들어가든 쟤가 데이케어에 들어가든 둘 중 하나다.
남편도 상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데이케어에 보내는 것에 동의해줍니다.
어차피 이제 1년 후면 공립 PreK에 들어가니까, 1년만 통장에 마이너스 찍히더라도 보내자.
쟤도 나한테 질리고, 나도 쟤한테 질린다.
그렇게 우리 아이는 데이케어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금액은 한달에 무려 $2500!
하지만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저는 집을 잘 돌볼 수 있게 되었고, 반찬도 밥의 퀄리티도 좋아졌습니다.
집은 반짝반짝 윤이나게 닦을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청소도 원래대로 일주일에 한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볼때 애가 징징거리지 않아서 물건을 잊지 않고 잘 살수 있게 되었습니다.
점심을 혼자서 잘 차려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피로도가 줄었습니다.
아이에게 더 집중하여 재미있게 놀아주게 되었습니다.
강아지도 산책을 더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장은 마이너스가 되었지만 우리집에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집을 잘 돌보고 마음이 편안해지니 남편도 집에와서 더 편안해 합니다.
이전에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집이 더럽다고 타박하던 남편... (죽일까?)
일단 일년동안은 이 금액을 지불해야하지만.. 그래도 정말 잘한 소비 같습니다.
아이도 학교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워옵니다.
하루하루 말도 빠르게 늘고 집에서는 가르쳐볼래도 쳐다도 안보던 알파벳도 줄줄 읊습니다.
친구들하고 지내는 법도 배우고, 엄마 아빠 이외의 사람하고 이야기도 할 줄 압니다.
올해 제일 잘 한 소비
아이 데이케어!
내년에도 부탁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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