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기를 뱃속에서 키워내서 출산까지 해내는 일. 임신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살면서 임신이 쉽지 않다, 임산부를 배려해야 한다 수많은 말을 들었지만 직접 겪기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임신은 입덧부터 시작하여 정말 수많은 이벤트를 가져옵니다. “건강 관련“ 이벤트 말입니다. 임신을 하고 나면 호르몬부터 시작하여서 온몸이 변하는데, 이로 인해 엄마들은 정말 많은 고생을 하게 됩니다.
'임신하고 나는 입덧만 했다.'라고 하는 사람은 정말 적을 것입니다. 입덧만 했다면 정말 임신기간을 평탄하게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임신을 한 엄마들은 수많은 몸의 변화와 건강의 변화를 겪게 되는데, 입덧이 유독 임신 초기에 임신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아서 주목받았을 뿐.. 엄마들은 각각의 몸의 문제를 안고 임신 기간을 보내게 됩니다. 특히 제 주변에는 임신성 소양증, 갑상선 항진증 등을 겪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저는 그중 임신성 당뇨에 당첨이 되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 중 할머니께서 당뇨를 앓으셨기에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임신성 당뇨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성 당뇨
임신성 당뇨란 임신 기간 중 처음으로 발견되거나 시작되는 당뇨병을 말합니다. 임신 기간 동안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임신 전에는 당뇨가 없었던 임산부들에게 나타나는 병입니다.
원인
임신성 당뇨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는데 주된 원인은 임신 중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호르몬이 여러가지 분비가 되는데, 그중 락토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또한 호르몬뿐만 아니라 임신을 하여 임신 중기쯤이 되면 산모의 몸은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서 혈당을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성을 띕니다. 이는 임신한 산모의 자연스러운 변화인데, 일부 산모들은 이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할 만큼의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여 당뇨병을 앓게 됩니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본인이 비만인 경우 당뇨가 발생할 확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처음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기 전 검사를 할 때에,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가족 중 당뇨를 앓으신 분이 있으세요? 없으시면 걱정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 하셨는데.. '네.. 할머니께서 당뇨셨어요..' 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바로 재검과 함께 당뇨판정을 받았어요. 유전적인 요인도 꽤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임신성 당뇨 검사
임신성 당뇨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두 번의 검사를 시행하고, 보통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에 진행됩니다. 익히 아시겠지만 처음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재검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 검사, 50g 경구 당부하 검사 (Glucose Challenge Test, GCT)
공복 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50g의 포도당 용액을 마시고, 1시간 후에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혈당 수치가 140mg/dL 이상일 경우 추가적인 확진 검사가 필요합니다.
만약 채혈시간이 오전 11시라면 시약복용 시간은 오전 10시가 되겠지요. 시약복용 전 까지는 금식여부가 상관없지만, 시약을 복용한 후에는 정확한 검사결과를 위해서 금식해야 합니다. 또한 정확한 시간에 채혈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채혈실 앞에서 대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부인과 채혈실에는 항상 대기인원이 꽤 있는데, 임신성 당뇨를 위한 채혈은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도착하였더라면 채혈해 주시는 분에게 바로 이야기해서 정확한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140mg/dL < 145mg/dL, 결과가 145로 나와서 재검에 당첨되었습니다.
두 번째 검사, 100g 경구 당부하 검사 (Oral Glucose Tolerance Test, OGTT)
첫 번째 검사에서 통과를 못한 경우에는 공포의 재검을 해야 하는데요. 그 이유는 병원에서 3시간 이상 대기하며 1시간마다 채혈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재검 당부하 검사 방법은 첫 번째와는 약간 다르게 8시간 동안 금식 후, 공복 혈당을 측정한 후, 100g의 포도당 용액을 마십니다. 포도당 용액을 마신 후 1시간, 2시간, 3시간 후에 혈당을 측정합니다.
측정 기준 네 가지 중 두 개 이상이 초과되면 임신성 당뇨로 확진됩니다.
공복 혈당: 95mg/dL 이상 -> 85mg/dL
1시간 후: 180mg/dL 이상 -> 200mg/dL
2시간 후: 155mg/dL 이상 -> 180mg/dL
3시간 후: 140mg/dL 이상 -> 145mg/dL
저는 네 번 중에 세 번이 초과가 나와서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사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보통 8시간 공복 때문에, 아침 9시 정도로 채혈 예약이 시작됩니다. 저는 9시에 공복채혈을 시작으로 10시, 11시, 12시 채혈을 하고 집에 왔는데 정말 멘털이 탈탈 털렸었어요. 9시 채혈까지는 괜찮은데, 9시에 채혈을 함과 동시에 100g을 원샷해야 합니다. 맛없는 그 음료를 먹는 것도 힘든데, 그 이후로 물을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것이 정말 괴로웠어요. 공복인데 갑자기 엄청난 당분을 섭취하니까 속이 미슥거리고 토할 것 같더라고요.
또한 정확한 검사 결과를 위해 물을 섭취하는 것도 안되지만, 많이 걸어 다니거나 움직이면 안되는 점도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좀 걸어다니거나 할 수 있었으면 정신을 딴 데로 돌리니까 버티기 쉬웠을 것 같은데, 그냥 앉아서 버텨야 하다 보니까 속이 미슥거리고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괜히 물로 입을 가글 하곤 했네요.
12시에 마지막 채혈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정말 어질어질하더라고요. 그리고 하루 이틀 있다가 문자가 올 줄 알았는데, 전화가 와서는 임신성 당뇨 확진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임신성 당뇨를 판정받고 많은 산모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나 때문에'라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는 호르몬 등으로 인한 것이므로 산모가 죄책감을 갖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내가 너무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나 보다.. 내가 과자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하면서 죄책감을 많이 가졌었는데, 사실 먹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당뇨 판정을 받는 것은 호르몬의 영향이 지대하므로 그렇게 죄책감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임신이 끝난 후에는 탄수화물을 아무리 먹어도 멀쩡하더라고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어떤 식으로 임신성 당뇨를 관리했는지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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