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운전하다가 정말 열받는 순간이 여러 있는데요. 제정신 아닌 것 같은 운전자들도 많고, 정비가 하나도 안돼서 검은 연기 뿜으면서 달리는 맛 간 차도 있고... 정말 나라가 다양한 만큼 운전자들과 차들도 다양합니다.
제가 요즘 운전을 여기저기 하면서 느끼는 점 중의 하나는 마치 포트홀 수준의 깊이로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이 맨홀 뚜껑입니다. 왜, 도대체 왜 이렇게 깊게 파여있나요? 지나갈 때마다 덜컹거리고 낮은 속도로 갈 때야 그나마 나은데 빠르게 지나는 도로에서 이렇게 큰 맨홀 단차를 만나면 정말 짜증이 납니다. 차의 수명도 점점 줄어들고요. 차 없는 도로도 아니라 옆으로 피할 수도 없이 그냥 뚫고 가야 하니... 이거 어디 고소를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제가 남편한테 도대체 왜 이렇게 맨홀이 낮게 들어가있냐. 이놈들 이거 일본 가서 도로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고 ㅐ워와야한다고 욕을 욕을 했습니다. (일본 가면 하수구나 이런 것들이 자로 잰 듯이 잘 설치된 곳들을 많이 봤어요.)
그러자 남편이 하는 말...
"훔쳐갈까봐 그럴걸?"
"뭐?????"
맨홀 뚜껑은 얼마인가?
맨홀 뚜껑 자체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합니다. 약 $30 정도라고 하네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메탈 가격이 올라가면서 이를 훔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한동안 꽤 큰 문제가 되었었나 봐요. 밑에 2012년도의 기사를 보면 뉴욕시에서 꽤나 곤란함을 많이 겪었다고 합니다. 훔쳐서 팔 때는 크게 돈이 되지 않지만 다시 설치하는 데에도 돈이 많이 들고, 안전상의 이유로도 매우 위험하니.. 이를 훔치는 것은 정말 시 입장에서는 곤란하겠네요.
https://www.nytimes.com/2012/05/04/nyregion/thieves-take-con-eds-manhole-covers.html
맨홀 왜 이렇게 낮게 설치되어 있는가?
훔쳐가서 그런 건 둘째 치고, 훔치기 어려운 큰 고속도로나 이런 데에 있는 맨홀은 왜 이렇게 낮게 되어 있는 걸까?
제가 열심히 검색해 본 결과... 일제히 보이는 말은 결국 귀차니즘/비용절감으로 인한 것이더군요.
실제 맨홀을 설치할 때에는 도로 표면보다 조금 낮게 1/4~1/2" 정도 낮게 설치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합니다. 물이 흘러 내려가야 하는 것도 있고, 눈을 치우는 차들이 돌아다닐 때에도 쓸어도 맨홀에 걸리지 않도록 말이죠. 처음 설치는 이렇게 약간 낮게 하여 시작되었으나, 점점 시간이 지나고 도로에 새 아스팔트를 깔 때가 문제입니다. 아스팔트를 위에 덮어서 깔면서 맨홀을 조금 더 올려줘야 하는데, 이를 귀찮게 여기 거나한 작업자들이 그냥 내버려두고 일을 마무리 지어버리는 것이죠. 물론 아스팔트 등은 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조금 눌리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그것까지 고려를 해서 맨홀의 위치를 조정해주어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이유가 이렇다고 생각하니 도시에 민원이라도 넣어야 하나 생각이 됩니다. 정말 몇몇 맨홀은 너무 낮게 들어가 있어서 차를 망가뜨릴 수도 있고, 이를 피하려고 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다음에 진짜 안 좋은 맨홀 보면 신고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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