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 육아에 관해서 블로그를 작성해 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미국 데이케어를 다니는데 만 2.5세 반에 다니고 있어요. 한국보다 미국 아이들은 뭐든지 천천히 배우는 것 같습니다. 만 2.5세 아이들 중에 배변훈련이 다 된 아이들이 절반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특별히 떼고자 하는 그런 신호도 안 보내더라고요. 첫째라 그런지 변기를 사다 놨는데도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만 3세가 되고 곧 만 3반으로 아이들이 올라가게 되는데 그 때에는 배변훈련을 마치고 올라오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반을 올라가기 한 달 정도 남긴 지금 이 시점에 슬슬 배변훈련을 시작해볼까 하였습니다. 아이는 아주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되고 반에 이미 기저귀를 안 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금방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은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 배변훈련 일지를 공유해 볼게요.
기저귀 떼기
기저귀를 떼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지만 보통 빠르면 18개월에도 떼는 아이들이 있고 두 돌에서 세돌 사이에 가장 많이 떼게 됩니다. 아이가 "쉬" "응아"에 반응하거나 변기에 흥미를 보일 때, 혹은 기저귀를 차는 것을 불편하게 여길 때 등 여러 신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신호는 딱히 없었지만... 시기가 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점차적으로 떼는 것이 아니고 한 번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저귀를 찼다가 팬티를 입었다가 번갈아 하게 되면 아이가 혼동할 수 있고 기저귀를 떼는 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아이가 계속되는 실패를 한다고 해도 절대 기저귀로 돌아가서는 안됩니다. (어린 개월 수의 경우에 실패를 하게 된다면 아예 기저귀 떼는 것을 그만두고 몇 주 후에 다시 도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저희 아이는 엘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엘사 속옷을 보여주면서 시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기저귀를 버려버리고 속옷을 입겠다고 하더라고요. 캐릭터가 그려진 팬티는 너무 다양하게 많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여서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일정한 시간에 계속 변기에 앉을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가 바로 "쉬 마려워요!"하고 변기에 달려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이의 음수량을 잘 지켜보면서 1시간에 한번, 혹은 30분에 한 번씩 변기에 앉아서 시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소변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꾸 앉으라고 하면 아이가 싫어할 수 있습니다. 기저귀를 많이 갈다 보면 아이의 패턴을 엄마들은 잘 알고 있지요. 그 패턴에 맞추어서 앉는 것을 시도하면 좋습니다. 얼결에라도 아이가 변기에 소변을 보게 되면 그 계기로 성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4. 실패해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저희 아이는 일주일 내내 실패하여 저의 속이 타들어갔는데, 정말 최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안되니까 화가.. 나긴 하더라고요.
5. 성공할 시 적절한 보상을 합니다.
장난감이나 초콜릿 등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준비해 두고 소변보기에 성공할 시 아이에게 선물합니다. 혹은 아이가 변기에 앉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면 아이가 변기에 앉았을 때 보상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의 일주일
저희 아이는 첫 시작 일주일 내내 100퍼센트의 확률로 실패했습니다.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 바닥에 실수를 하더라구요...
실패하는 패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변기에 앉으라고 하면 싫다고 떼쓰다가 싼다
2. 변기에 앉아서 안나온다고 30분동안 앉아있다가 못하겠다고 한 후 변기에서 일어나자마자 일어나서 싼다
3. 하루종일 참다가 싼다
어찌 된 일인지 변기에만 앉으면 소변이 쏙 들어가나봐요. 마려운 듯 다리를 꼬길래 앉으라고 하면 절대 안싸고... 안싼다해서 일어나라고 하면 돌아다니다가 바로 싸버리는 ㅠㅠ.. 정말 답답했어요.
또 아이가 학교에서는 하원할 때가 다되도록 소변을 참더라구요. 소변을 계속 참다 참다 마지막에 바지에 하는데 그렇게 되니까 신발까지 다 젖을 정도로 많은 양의 소변을 한번에 보게 되는 대참사를 여러번 겪어야만 했습니다. 참으면 배아프게 될까봐 참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참더라구요..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절대 변기에 앉아서는 안마렵다고 한다며 ㅠㅠ 하원직전에 실수를 해서 신발까지 다 갈아신겨야 했습니다.
<첫 성공>
일주일을 한번도 성공하지 못하고 지나다가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되던날 저녁 처음으로 변기에 앉아서 싸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변기에 앉혀둔채 책을 읽었는데 아이가 갑자기 이상한 표정이 되더니 쉬를 하더라구요. 일주일간의 고생이 보상되는 기분에 눈물이 다 나왔습니다...
일주일동안 젖은 속옷과 바지를 계속 손빨래하고.. 신발도 빨고..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꽤나 성공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아직 밤기저귀가 남았지만 그래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만에 성공을 쉽게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일주일 넘게 한번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럼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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